폴 가셰 박사(1829-1909)

폴 가셰 박사(1829-1909)

Le Docteur Paul Gachet (1828-1909)

초상화 속 가셰 박사는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데, 반 고흐에 의하면 가셰는 1875년에 아내와 사별한 뒤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반 고흐는 가셰의 찌푸린 얼굴을 차분한 분위기의 옛 초상화들과 대조하고자 했다. 1890년 6월 중순에 반 고흐가 테오에게 쓴 편지에는 그가 가셰의 슬픈 표정에서 ‘우리 시대의 얼굴의 표정과 열정을 읽었다’고 쓰여있다. 그림 속 인물의 자세는 좌측 상단에서 우측 하단으로 이어지도록 배치되었으며, 화면 하단의 붉은 탁자 역시 비스듬하게 공간을 분할한다. 그림 상단에서 인물의 머리를 관통하는 굽은 선은 그림의 공간감을 감소시킨다. 가셰가 손에 들고 있는 풀은 ‘폭스글로브(Foxgolve)’라는 약초로, 가셰가 동종요법(同種療法, 질병의 원인과 같은 종류의 약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19세기의 치료 방법)을 사용하던 의사임을 보여준다. 인물의 묘사에서는 반 고흐 특유의 역동적인 붓질이 나타난다.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빌럼 반 고흐 (1853년 3월 30일 ~ 1890년 7월 29일)는 네덜란드 화가로 일반적으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의 작품 전부(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를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됨)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의 단지 10년 동안에 만들어냈다. 그는 생존기간 동안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후에 비로소 알려졌는데, 특히 1901년 3월 17일 (그가 죽은 지 11년 후) 파리에서 71점의 반 고흐의 그림을 전시한 이후 그의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다.